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고, 중국에 대해서만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했다. 특히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한국 배터리 공급망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11.31% 오른 3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부터 이어졌던 하락세를 4거래일 만에 뒤집고 큰 폭의 반등을 이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글로벌 고객사 대상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공급 소식까지 겹치며 15.21% 급등했다.
이 외에도 LG화학(10.81%), 엘앤에프(10.19%), POSCO홀딩스(4.61%)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에코프로(9.62%)와 에코프로비엠(9.29%)이 동반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테슬라가 22.69% 급등해 기술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아시아 증시에도 즉각 반영돼, 이날 코스피는 6.60% 오른 2,445.06으로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대 일일 상승폭을 경신했다. 코스닥도 5.97% 상승한 681.79로 마감했다.
트럼프 관세 유예에 국내 이차전지주 급등…LG에너지솔루션 11% 상승
시장에서는 중국에만 125% 고율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진입이 제한되고, 한국 배터리 업체가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한국 기업이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을 가능성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관세 유예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품목에 대한 25% 관세는 유지된 점을 지적하며, 배터리 수요가 다소 위축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내 셀 제조에 필요한 소재의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관세 부담이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차전지 제품에 대한 관세는 장기적으로 미국 완성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자들의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연초 계획된 출하량에도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10거래일 만에 코스피에서 약 3,000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국내 증시는 관세 유예에 따른 위험 선호 심리 회복과 글로벌 증시 강세 흐름에 힘입어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